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100년을 살 사람
다문화, 다국어의
그리는 것을 좋아해서 손에 잡은 무언가로 그림도
수다쟁이
곧잘 그린다. 아빠의 그림에 대해서 묻자 8살 꼬
세계무대야 기다려
마아이의 대답치고는 너무나 놀라운 설명을 한다.
“집에서도 그리는데 점 같은 게 어질러져 있어요.
유치원 그림처럼 깔끔하게 그려야하는데…. 유명
글 오안나
한 화가들은 다 그런가봐요. 색이 있으면 더 예쁠
텐데.” 지현이의 얘기만 듣고도 아빠가 어떤 그림
이지현(8)
을 그리는지 막연히 상상이 된다.
지현이의 아빠 이성일(39) 씨는 중국에서 귀화한
한국인이며 화가로 활동 중이다. 엄마 김춘화(38)
씨는 아직 중국 국적이다. 지현이의 친할머니가
한국에 계셔서 한국으로의 귀화 결정이 더 쉬웠다
고 한다. 거기에는 지현이가 좀 더 나은 환경에서
잘 자랐으면 하는 작은 바람까지 포함됐을 것이
다. 지현이가 한국에 온지는 이제 1년 7개월이 되
었다. 처음 한국에 왔을 땐 한국말을 전혀 하지 못
했다고 하는데, 지금의 지현이를 보면 믿어지지가
않는다. 또래의 아이들보다도 훨씬 언어구사력이
올해 군서초등학교에 입학 예정인 지현이는
좋다. 발음 또한 정확하고 표현력도 좋다.
수다쟁이다. 잠깐 동안의 만남에 7년 동안 살면서
한 가지 아쉬운 점은 한국어가 늘어가는 대신 잘
기억나는 얘기를 쉴 새 없이 쏟아놓았다. “학교에
하던 중국어를 많이 잊어버렸다는 점이라고 한다.
가려고 영어는 엄마에게 배우고요, 수학은 아빠에
그래서 지금은 다문화센터에서 일대일로 한국어
게 배워요. 그런데 세자리수 더하기는 좀 어려워
를 배우고 있고, 중국어는 반별로 공부를 하고 있
요”로 시작된 지현이의 이야기는 끝이 없다.
다. 지현이 엄마는 이제 부터라도 다시 중국어 교
육을 체계적으로 시키고 싶다고 했다. 한국에서나
“핑크색을 좋아하고요, 나팔꽃을 좋아해요. 나팔
꽃은 중국에서 한번 봤는데 참 예뻐요,”
중국에서나 더 나아가 영어권에서도 잘 적응하며
“커서는 간호사가 되어 아픈 사람을 돌봐주고 싶
넓게 살아가는 지현이가 되기를 바라는 부모의 마
기도 하고, 장난감으로 요리를 해 보았는데 너무
음이 담겨있다.
재밌어서 요리사가 되고 싶기도 하고, 아빠처럼
타 문화권에서 왔다고 친구사이에서 따돌림을 당
하거나, 얼굴색이 다르다고 무시당하는 일이 지현
화가가 되고 싶기도 해요.” 종알종알 재잘재잘….
빌려간 책을 반납하러 들른 어린이도서관에서 지
이 세대에선 있어서도 안 될 일이지만, 지현이는
현이는 크고 두꺼운 식물도감을 집어 든다. 꽃을
그 모든 것을 이겨내고 충분히 밝고 예쁘게 잘 자
유난히 좋아하는 탓에 꽃과 관련된 책보기를 무척
라리라 확신할 수 있는 만남이었다.
좋아한다. 화가인 아빠의 영향도 있겠지만 그림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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